"죽느냐 사느냐의 무기" 잠언 18:20~24

1. 잠언의 맥락과 핵심 구절
잠언은 1–9장에서 지혜와 우매함의 큰 흐름을 보여주고, 10–31장에서는 삶의 다양한 주제를 촘촘히 엮어 놓은 지혜의 모음집이에요. 그중 18장 20–21절은 말의 결과를 농사에 비유합니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0–21)
말은 씨앗처럼 심어지고, 반드시 열매로 돌아와요. 기쁨과 만족을 주는 선한 열매가 될 수도, 생사를 좌우하는 독이 될 수도 있어요. 말의 결과는 분명하며 피할 수 없다는 것, 이것이 잠언의 핵심 경고예요.
2. 말은 나를 빚고, 관계를 만든다
말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줘요. “못해, 안 돼, 소용없어” 같은 부정적 자기대화는 스스로를 가둬요. 반대로 격려의 언어는 낙심한 마음에 산소처럼 스며들죠. 성경은 이 사실을 역사 속 사례로도 보여줍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은 원망과 불평의 언어에 길들어 있었고, 하나님은 “너희가 내 귀에 들리도록 말한 그대로 내가 너희에게 하겠다”(민 14:27–28)고 말씀하세요. 말이 씨가 되고 현실이 되는 장면이에요.
시편 42편의 시인은 불안에 짓눌릴 때 자기 마음에게 복음으로 말을 겁니다. “내 영혼아, 하나님을 바라라.” 부정적 자아가 나에게 말하게 두지 않고, 말씀으로 변화된 내가 내 마음에게 말하는 전환이 필요해요. 예수님도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한다”(눅 6:45)고 하셨죠. 말의 뿌리는 마음이고, 마음의 뿌리는 복음이에요.
3. 판단과 말: 씨앗은 결국 돌아온다
우리는 때때로 “도움을 위한 충고”를 하면서도, 사실은 통제하고 평가하려 들 때가 있어요. 예수님은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마 7:1–2)이라 하셨습니다. 내 말의 잣대는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자로(尺) 가 돼요. 그래서 황금률(마 7:12)이 말의 기준이 됩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말하라.” 축복과 격려를 뿌리면, 때가 되면 그런 열매가 우리 품에 돌아와요.
4. 관계 속 말: 부부, 이웃, 그리고 경계 세움
잠언 18장 22–24절은 부부·빈부·우정이라는 다양한 관계를 언급해요. 관계는 모두 말의 영향권 안에 있어요.
- 배우자와의 말: 하나님은 “돕는 베필”을 주셨어요. 돕는다는 건 상대가 부족한 지점을 정확히 보완하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자의 조언은 때로 쓰지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듣기 불편해도, 곱씹으면 피와 살이 되는 말이 많아요.
- 겸손의 말: “가난한 자는 간절한 말로 구하나”(잠 18:23). 가진 것이 적을수록 말은 절실하고 낮아지죠. 겸손한 태도는 말의 톤을 바꾸고 마음을 엽니다.
- 건강한 경계: 독이 되는 관계에서 잠시 떠나는 지혜도 필요해요. 예수님도 때로 무리를 떠나시고(막 1:35–38), 위협을 피하여 다른 곳으로 가셨어요(요 11:53–54). 연료통이 비면 먼저 안전과 회복의 자리를 확보해야 해요. 경계 세움은 사랑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지키기 위한 전략일 때가 많아요.
5. 복음이 바꾸는 말: 기준과 연습
바울은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 4:29)고 권해요. 기준은 단순합니다.
- 덕을 세우는가?
- 은혜를 끼치는가?
- 진실하지만 친절한가?
우리는 실수해요. 말로 상처를 줄 때도 있어요. 복음 중심의 말 생활은 갈등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갈등이 생길 때 회개와 용서로 해결하는 연습을 한다는 뜻이에요(엡 4:32).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 한마디가 관계를 다시 움직이게 해요.
6. 오늘 시작할 작은 연습
1. 들어가기 전에 심기: 말하기 전, 마음에 말씀을 짧게 심어요.
–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게 하소서.”(시 19:14)
2. 세 문(門) 통과: 지금 하려는 말이 진실한가–친절한가–필요한가를 짧게 점검해요
3. 자기 마음에게 먼저 말하기: 불안과 비난의 목소리에 끌려가지 말고, 복음으로 자기 마음에게 말하세요.
– “나는 하나님의 자녀야. 하나님께 소망을 두자.”
4. 회개와 용서의 빠른 루프: 말을 잘못했을 때 즉시 인정하고 사과해요.
– “내가 과했어요. 미안해요. 다시 잘 말해볼게요.”
말로 심고, 은혜로 거두기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다”(잠 18:21)는 말씀은 과장이 아니에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창조적 언어를 맡기셨고, 우리의 말은 씨처럼 심겨 반드시 열매를 맺어요. 그러니 오늘, 복음으로 마음을 채우고 은혜를 끼치는 말을 선택해 보세요.
상처 주는 한마디 대신 살리는 한마디, 비난 대신 축복, 조급한 지시 대신 친절한 요청을 심을 때, 가정과 공동체, 일터의 공기가 달라지기 시작해요.
올해 우리의 입술을 주님께 드립니다.
“주님, 제 입술을 주장해 주세요. 제가 뿌리는 말의 씨앗이 선한 열매로 돌아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