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해 5. 왕의 대로를 준비하라 (요한복음 1:19-23)

요한복음 강해(05) '왕의 대로를 준비하라 (요한복음 1:19-23)

이 내용은 송태근 목사님의 요한복음 강해
5번째 왕의 대로를 준비하라라는 제목으로
전하신 말씀을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영상 설교는 맨 하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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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요한복음은 서론을 지나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본론의 첫 장면에서 등장하는 핵심 주제는 바로 증언입니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네가 누구냐 물을 때에 요한의 증언이 이러하니라” (요 1:19)

이 문단은 흥미롭게도 증언으로 시작해서 증언으로 끝이 납니다.

“내가 보고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였노라 하니라” (요 1:34)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증언자를 강조하지 않고, 증언의 내용 자체를 강조합니다. 쉽게 말하면, 메신저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보낸 사람

본문에는 두 종류의 ‘보냄 받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먼저 세례 요한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요 1:6)

세례 요한은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입니다. 반면, 요한에게 질문을 던진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사람들에 의해 보내진 종교 기득권층이었습니다.

즉,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과 사람이 보낸 사람들이 마주 서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충돌은 무력 충돌이 아니라, 질문과 대화라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네가 누구냐

종교 지도자들이 요한에게 던진 첫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깊은 질문이었습니다.

“네가 누구냐” (요 1:19)

이 질문에는 단순한 신분 확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질문은 곧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너의 배후는 누구냐”, “누가 너에게 이런 일을 하라고 했느냐”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례 요한이 외쳤던 메시지를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는 “왜 이렇게 시끄럽게 외치느냐”라는 비판적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회개하라는 외침과 함께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했음을 선포했습니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여 있다는 표현은 곧 심판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경고였습니다.

이 질문은 단지 요한에게만 던져진 질문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도 던져지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어떤 답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아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할 때 놀라운 방식으로 답합니다.

“요한이 드러내어 말하고 숨기지 아니하니 드러내어 하는 말이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한대” (요 1:20)

요한의 대답은 “나는 누구다”가 아니라 “나는 아니다”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역을 철저한 자기 부인에서 시작합니다.

이 태도는 영적인 지도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과정에서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중요한 존재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구약의 엘리야 역시 이러한 갈등을 경험했습니다. 로뎀 나무 아래에서 하나님께 생명을 거두어 달라고 기도했던 모습 속에는 사역이 자신의 기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갈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이와 달리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철저히 자신을 부인했습니다.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지도자가 반드시 연습해야 할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작아지는 연습, 사라지는 연습, 희미해지는 연습입니다.

예수님 역시 평생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아버지의 뜻만을 드러내셨습니다.



질문과 대답

종교 지도자들은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또 묻되 그러면 누구냐 네가 엘리야냐 이르되 나는 아니라” (요 1:21)

“또 묻되 네가 그 선지자냐 대답하되 아니라” (요 1:21)

요한의 답변은 모두 단답형입니다. 그러나 이 단답형 대화 속에서 질문자들의 의도는 점점 드러납니다.

결국 그들은 다시 묻습니다.

“또 말하되 누구냐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대답하게 하라 너는 네게 대하여 무엇이라 하느냐” (요 1:22)

이 질문은 결국 “너는 너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이 질문에 대해 세례 요한은 자신의 사명을 분명히 밝힙니다.

“이르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 (요 1:23)

세례 요한은 자신을 ‘외치는 자’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단지 소리라고 표현합니다.

소리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요한은 자신이 아니라 메시지 자체를 강조했습니다.



이사야서와 세례 요한의 사명

세례 요한이 인용한 말씀은 이사야서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사야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장부터 39장까지는 심판과 멸망의 메시지입니다.
40장부터 66장까지는 회복과 구원의 메시지입니다.

회복의 메시지가 시작되는 이사야 40장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사 40:1)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느니라” (사 40:2)

이 말씀은 심판이 끝나고 회복이 시작됨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세례 요한이 직접 인용한 구절이 이어집니다.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사 40:3)


 

광야와 사막

성경에서 광야는 단순한 지리적 장소가 아닙니다. 광야는 심판의 결과를 상징합니다. 예루살렘이 폐허가 되고 모든 것이 무너진 상태를 표현하는 문학적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그 광야에서 구원의 길을 준비하십니다.

여기서 ‘여호와의 길’은 단순한 율법이나 가르침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의 대로

이사야 40장에서는 또 하나 중요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하나님의 대로’라는 표현입니다. 이 길은 자연스럽게 생긴 길이 아니라 왕만이 다니는 길, 즉 ‘킹스 로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길은 평탄하게 준비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시고 승리의 길을 여신다는 의미입니다.

이 길을 통해 왕 중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심판과 저주 아래 있던 백성을 회복시키며 들어오십니다.



영광의 왕

이 장면은 시편에서도 연결됩니다.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시 23:6)

“문들아 머리를 들지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지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시리로다” (시 24:7)

하나님의 대로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길이며, 그 길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백성을 회복시키십니다.



회복의 길

세례 요한의 증언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닙니다. 그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전해집니다.

심판과 절망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회복의 길을 준비하십니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그 길 위로 예수 그리스도가 승리의 왕으로 들어오십니다.

이 약속은 오늘도 삶의 광야와 사막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소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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