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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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롬 12:19)"


청년 시절, 우연히 작은 기계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에 취직한 적이 있다. 분명 내가 확인한 제품은 그것이 아니었는데,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완전 다른 기계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따로 제품을 만들어 개별적으로 운영할 회사에 내가 취직이 된 것이었다.
그것이 케겔운동기구였다는 것도.


엄마가 막으시다


나는 그런 제품을 한번도 접해 본 적이 없기에 의료기기 이상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홈페이지 제작과 관련된 마케팅 업무도 조금씩 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회사 팜플렛을 보시고는 이런 회사에서 일하지 않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의료기기로 판매하고 있고,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이미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후부터 회사에 대한 마음이 닫히고 있었다. 
(부모님 말씀을 참 잘 새겨듣는 나...)
그리고 사장님께 1년간 다녔던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말씀 드렸다.


인수인계

사장님께서는 유난히 나를 예뻐하셨다.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직원을 챙기고 아껴주신 분도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매일 야근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런 내가 그만 두겠다고 말씀드리니 정말 많이 놀라셨다.
최대한 인수인계 잘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일을 정리하고 나왔다.

집안의 빚이 있으니 잠시도 쉴 수 없었던 나는 계속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새로 직원이 왔으니 
와서 인수인계를 해 달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인수인계 할만큼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계속 일을 알아보고 해야했기에
회사를 나오면서 인수인계서를 미리 작성 해 놓았었다.

내가 하던 일이 다른 일이 아니라 거의 디자인적인 업무라서, 따로 인수인계 깊이 할 것이 별로 없었기에, 사이트 관련 주소나 아이디 비번과, 여직 했던 작업내용과 해야 할 일들을 따로 정리해서 두었다.
그리고 새로 온 직원과 전화통화를 하고, 인수인계 내용을 설명해 드렸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사장은 직접와서 인수인계를 해주지 않았다면서 노발대발 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나도 직장생활을 해왔지만,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 일 후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급하게 어머니가 들어오시면서
내가 전에 다니던 직장 사장님과 실장님이 직접 날 찾아왔다고 하셨다.
얼마나 놀랬는지...설마 집까지 찾아올 줄이야...


교회에서 난동을 부리다

아버지께서는 촌동네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셨는데, 거의 쓰러져가는 교회였다.
그것을 보여드린다는 것도 너무 부끄러웠고, 여러가지 황당함에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교회로 들어가니 사장님이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셨다.
그리고는 교회 집기들을 잡히는 데로 던지셨다.

지금 내가 당하는 이 일들이 과연 옳은 일인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것들인가?

말리는 어머니를 사장님이 밀어버리셨다. 엉덩방아를 찧는 우리 엄마...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뭐라뭐라 소리를 질렀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사장님과 여실장은 한참을 난동을 부리시고는 그렇게 돌아가셨다. 
그리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경찰서에 전화를 건 것이었다.
상담을 하니 경찰분께서 경찰서에 와서 고소장을 쓰라고 말씀해 주셨다.
가택침입에 폭행에, 남의 집 물건을 던졌으니 그런 내용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면 된다고 하셨다.


맡겨드리다

내용을 정리하고 경찰서로 가려는데 
어머니께서 막으셨다.

"민들레야. 지금 이 모든 상황 우리 하나님이 보셨어. 우리 그 하나님께 맡겨 드리자."

역시 엄마는 항상 그렇다. 

"이렇게 엄마도 나도 모욕을 당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뭐라도 해야지"

"하나님이 다 보셨어. 하나님이 더 마음이 아프셔. 내 딸이 당한 이 일을 하나님이 직접 갚으시게 우리는 그냥 올려드리고 기다리자."

눈물이 났다. 열심히 일한 댓가가 이런 것이었나?
속에서 열불이 나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날부터 이 일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10년후에 일어난 일

그리고 10년 후,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잘 기르고 있을 때,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혹시 민들레씨 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아, 핸드폰 번호가 바뀌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10년전 OOO회사 사장입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네 알죠. 무슨 일 이시죠?"

그 사장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사실, 민들레씨에게 그날 했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뭐에 씌웠었나 봅니다. 교회에서 그런행동을 하다니 그러면 안됐었습니다.
그 후에 회사가 계속 안좋아지고 망해버렸고, 지금은 신용불량자까지 되서,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는데 전화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사장님과 전화통화를 끊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정말 하나님이 하셨군요. 10년간을 나를 위해, 그 날 당했던 눈물을 거두시려 이렇게까지 오랜기간 하나님이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가끔씩 생각나면 밤에도 벌떡 일어나 그 때 겪은 일들을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그 억울함의 분노는 하나님께 올려드릴 감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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